한국 재즈의 산실, 야누스

78년 최초로 재즈 클럽의 간판을 달고 문을 연 야누스는 설립자이자 재즈 보컬리스트인 박성연씨가 오로지 재즈만을 노래하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을 담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야누스를 한국 재즈의 산실이라고 부른다. 개관 후 연주를 시작했던 소위 ‘1세대 재즈 뮤지션’이 그곳을 근거지로 활동을 시작했음은 물론, ‘80년대 후반에 들어 이들과 함께 연주를 하기 시작한 신예들이 이미 중견의 뮤지션이 되었으며 그들로부터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은 연주자들이 재즈 연주만을 목표로 삼는 ‘재즈맨’이 되었으니, 야누스가 배출한 수많은 재즈 뮤지션의 의미는 단순히 양적인 것에 머물지 않는다.

기념적인 30주년 공연, 그 후

2008년 11월 22일과 23일, 30주년 기념 공연이 있던 날, 서울 서초동 교대역 부근에 자리 한 재즈 클럽 야누스는 발 딛을 틈이 없을 만큼 북적 였다. 좌석은 모두 차 있었고 객석 뒤편과 출입구 쪽 공간에는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선 채로 연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 매달리기도 모자라 음악 클럽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는 힘든 상황에서도 야누스는 멋지게 버텨내었다. 그래서 서른 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잼 세션과 그것을 담은 이 음반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롭게 듣게 되는 것은 재즈와 야누스를 통한 세대 간의 소통이다. 그것은 야누스가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배장은의 피아노 위에 최선배가 트럼펫을 불고, 방병조와 이상민이 어울리며 신관웅과 전제곤이 함께 리듬을 맞추고 김가온이 이정식과 정재열을 받쳐주는 모습은 재즈 팬일수록 더욱 귀 기울여 듣게 되는 귀한 녹음이다.

- 프로듀서: 김성수(뮤지컬 대장금 외) / 해설: 황덕호
- 야누스의 역사를 온전히 담아낸 풍부한 사진자료의 부클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