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데뷔앨범 `Sunny Days`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유니버설 재즈에서 음반을 발매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두번째 앨범 데이지(Daisy)가 발매.위트있고 세련된 곡 해석과 탄탄한 연주실력으로 1집보다 한결 깊어진 2집 앨범 `데이지(Daisy)`이번 앨범의 작곡 및 프로듀서는 곽윤찬씨가 직접 맡았으며, 베이스에는 John Clayton, 드럼은 Gregory hutchinson, 섹소폰은 Jeff Clayton, 기타는 Larry Koonse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세션으로 참여. 글렌우드 스튜디오에서 레코딩, 프랭크 시나트라, 빌리 할리데이, 버드 파웰 등을 녹음했던 캐피톨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

[Daisy 곡 해설]
1. Grill Gaucho - Yoonchan Kwak- 타이틀 곡
Grill Gaucho는 곽윤찬의 두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곽윤찬의 새로운 앨범 가 레코딩된 스튜디오에서 멀지 않은 캘리포니아 Pasadena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의 명칭이다.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들린다는 120년 역사의 소박한 레스토랑을 생각하며 작곡한 이 곡은 정갈하게 닦아진 라틴 리듬에 리드미컬한 완급으로 뻗어나가는 피아노의 진행 방식이 이국적인 분위기와 끈끈한 삶의 향기를 실어 나른다.

2. `Round Midnight - Thelonious Monk
모던 재즈의 거인 피아니스트 델로니어스 몽크가 작곡한 재즈 스탠더드. 몽크가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의 트럼페터 쿠티 윌리엄스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하여 델로니어스 몽크-쿠티 윌리엄스 공동 작곡으로 표기되고 있다. 고전적인 블루스의 기초로 만들어진 수려한 작곡은 일반적으로 발라드로 연주되지만, 곽윤찬은 보사노바의 흥겨움에 미디엄 템포의 도회적인 편곡으로 이 오래된 고전의 관념을 무너 뜨린다. 곽윤찬의 재기 발랄한 피아노 솔로와 함께 곡의 진행을 주도하고 있는 호소력 짙은 알토 색소폰의 주인공은 1970년대 베이시스 존 클레이튼의 동생이자 함께 Clayton-Hamilton Orchestra를 결성, 웨스트 코스트 재즈 씬을 폭넓게 누볐던 제프 클레이튼이다.

3. Daisy - Yoonchan Kwak
데이지 꽃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고 한다. 희망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말에 어울리게 밝고 활기에 찬 에너지로 가득하다. 스피디하게 뻗어나가는 리듬 위에서 기타-피아노의 솔로, 드럼과 기만하게 호흡하는 4-Bar Trade의 에너지는 자유로운 재즈의 이상에 부합하는 형식과 내용이다. 곽윤찬의 피아노에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양손(리듬과 멜로디)의 밸런스감. 언제 어떠한 환경에서든 유연하게 스윙할 수 있는 순발력을 확인할 수 있다.

4. In the Wee Small Hours of the Morning- David Mann & Bob Hilliard
국내에는 널리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윈튼 마살리스, 오스카 피터슨, 레이 브라운, 몬티 알렉산더, 프랭크 시나트라 등에 의해 애주되었던 데이빗 맨 작곡, 밥 힐러드가 작사한 재즈 스탠더드 넘버. 지극히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발라드에서도 결코 늘어지지 않게 듣는 이의 귀와 가슴을 차분하게 흡수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편곡과 단아한 사운드가 돋보인다.

5. Green Tees - Yoonchan Kwak
`Green Tees`는 녹차가 아닌 골프의 티를 의미하고 있다. 포스트 밥의 긴장을 느낄 수 있는 세련된 작곡과 연주자 개개인의 개성이 폭넓게 투사되고 있는 알토 색소폰-피아노-베이스의 솔로와 하모니는 마치 네 명의 연주자가 한 조를 이뤄 유쾌한 담화나 스포츠를 즐기는 듯하다.

6. My Romance - Richard Rodgers
조지 거쉬인과 함께 아메리칸 재즈 스탠더드의 미학을 완성했던 리차드 로저스의 작곡으로 곽윤찬이 가장 좋아하는 스탠더드 넘버이기도 하다. 뉴에이지 풍의 평온한 피아노 솔로로 열리는 은폐된 테마, 베이스와 드럼이 들어오면서 포근한 햇살이 비치듯활력이 부여되면서 따스함이 더해지는 전개이다. 원곡에 새겨진 아름다운 멜로디를 곧게 간직하면서 세련된 편곡으로 새로움을 더해지는 그의 화성적 감각이 빛을 발하는 연주이다.


7. Waltz For Jane -Yoonchan Kwak
`Jane`은 지난해 유산된 곽윤찬의 아기의 이름으로, 그에 대한 사랑과 추모의 마음으로 작곡했다. 3/4 박자 왈츠 리듬 위에 절제된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배합된 곡으로 리 코니츠, 멜 토메, 클레오 레인 등과 협연했던 래리 쿤스의 절제된 기타, 곽윤찬의 논리정연한 피아노의 화법이 애틋한 정을 전해준다.

8. Puppy Love - Yoonchan Kwak
곽윤찬의 작곡은 대부분 자신의 일상, 삶 속의 삽화, 기호, 관심에서 출발한다. 평소 강아지를 유난히 좋아해서 작곡했다는 `Puppy Love` 역시 음악을 삶과 일치시키는 그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스피디하게 몰아치는 업템포, 탄력 넘치는 포스트 밥의 구조에서 세션들간의 분방한 협응 체제는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다.

9. Grace - Yoonchan Kwak
독실한 크리스찬인 곽윤찬에게 삶의 최종 목적지는 신에 대한 감사이다. 1집 `Sunny Days`에서도 `Fish & Cake`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신앙심을 내비쳤던 그는 새로운 앨범에서 한층 깊고 엄숙한 멜로디를 매만져 숭고한 성가(聖歌)를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