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혁신과 실험으로 당대의 사운드에서 조금씩 앞서간 위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베스트 앨범

이 베스트 앨범 「Best Of Beck」은 바로 그 공백기인 1995년에 발표된 첫 컴필레이션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하게 그의 디스코그래피 전체를 요약해주는 베스트 앨범이다.

부클릿에는 리빙 컬러(Living Colour)의 기타리스트 버논 레이드(Vernon Reid)가 쓴 라이너노트가 있다. 그는 특별히 ‘관계’에 주목했다. 제프 벡과 기타의 관계에서 시작해 트라이던트(Tridents), 야드버즈, 제프 벡 그룹, 해머/벡 그룹, 이 베스트 앨범을 발표하기 전에 공개한 제프 벡/토니 하이마스/테리 바지오의 관계야말로 제프 벡의 음악이 가진 열정을 보여주는 핵심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관계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중요한 말이다.

버논 레이드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베스트 앨범의 수록 기준은 히트의 규모가 아니라, 히트를 가능하게 한 여러 아티스트와 제프 벡, 그리고 일반적인 음악 팬들이 들어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제프 벡과 제프 벡의 기타 사이의 관계가 잘 드러난 곡들을 골랐다고 할 수 있다. 발표 순서대로 가지런하게 정리되지 않아 복잡하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어느 곡에서나 새로운 것을 향한 제프 벡의 열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앨범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제프 벡을 늘 움직이게 했고, 당대의 흐름과 밀접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결코 멈추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